| [방산 이슈 진단 ] 방산 수출과 연계한 ‘대응구매’ 제도 도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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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형 (2026-04-20 17:00:00) 42 Hi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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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수출과 연계한 ‘대응구매’ 제도 도입, 제기된 우려 상황 살펴 합당한 해법 강구해야[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국방부가 방산 수출과 연계된 ‘대응구매’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법령 정비에 착수했다. 대응구매는 수출과 수입이 연계된 조건부 거래로, 상대국과의 약정 이행을 위해 신속한 사업 추진이 요구된다. 따라서 대응구매를 수의계약으로 추진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고, 긴급소요 시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의 분석·평가를 생략하는 방향으로 법령 개정을 추진하는 것이다.
국방부는 최근 ‘방위산업 발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방위사업법’ 시행령·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번 개정은 최근 대규모 방산 수출과 국가 간 협력 사업 과정에서 대응구매를 연계할 필요성이 지속 제기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현행 법령에는 대응구매 추진의 원칙적 근거만 있을 뿐, 실제 사업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절차 및 방법이 규정돼 있지 않아 그동안 제도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 절차적 투명성 논란, 예산 낭비, 국내 방위산업 기반 약화 등 우려 이에 국방부는 방위산업 발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을 통해 대응구매를 제한 경쟁입찰이나 지명 경쟁입찰뿐만 아니라 수의계약 방식으로도 추진할 수 있도록 근거를 신설했다. 또 방위사업청장이 대응구매를 추진할 경우 방위사업법에 따른 심의·조정 절차를 거치도록 해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이하 방추위) 심의 절차도 명문화했다.
방위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에는 대응구매 추진이 방추위에서 결정될 경우 합참의장이 관련 소요 결정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도 담겼다. 대응구매가 상대국과의 약정 이행, 사업 시기 조율 등 속도가 중요한 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해 소요 결정 단계를 신속히 밟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응구매 등 긴급소요에 대해서는 소요 결정 과정에서 합참의 분석·평가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국방부는 이번 법령 정비에 따른 대응구매 제도 개선으로 방산 수출과 연계된 전략적 사업 추진 기반을 강화하고, 수출 다변화와 무기체계 전력화 속도 제고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응구매 수의계약 허용과 긴급소요 시 분석·평가 생략이 향후 절차적 투명성 논란, 예산 낭비, 국내 방위산업 기반 약화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최근 폴란드에 K9자주포, K2전차 등을 대량 수출하면서 이와 연계해 폴란드의 요청으로 육군의 전력운영 예산을 사용해 도입한 WB사의 ‘워메이트(Warmate)’ 자폭드론이 군에서 용도가 애매해지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해 창고에 방치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대응구매 제도화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되기도 한다.
■ 수출 대상국이 팔려는 무기 들어오고 가격협상 여지 없어 예산 낭비
군의 소요기획은 적 위협(능력)에 대비해 군에 필요한 무기체계 소요를 기획하는 ‘능력기반 소요’가 원칙이다. 그런데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군 소요의 진부화 문제가 대두되자 민간의 성숙된 기술을 기반으로 무기체계 소요를 기획하자는 ‘기술기반 소요’가 제기됐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이번에는 방산 수출을 견인하기 위해 수출 대상국의 무기를 일부 구매하자는 ‘수출기반 소요’가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 방향대로 대응구매가 제도화되면 우려되는 상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군이 필요로 하는 무기를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수출 대상국이 팔고 싶어 하는 무기가 들어올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방위사업청이 대응구매를 먼저 결정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합참이 소요를 결정하게 한다면 군 전투력 발휘에 최적화되지 않은 무기체계가 반대급부로 도입되게 된다. 이렇게 수용한 사례는 과거에도 종종 있었다.
둘째, 우리 무기체계 수출을 전제로 구매하는 것인 데다 수의계약으로 진행될 경우 가격협상의 여지가 없어 예산 낭비를 막기 어렵다. 무기체계는 통상 2개 기종 이상이 경쟁 과정을 거치면서 도입가격이 낮아지는 것인데, 그런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대응구매를 통해 방산 수출 실적은 쌓았을지 몰라도 외화를 벌겠다고 추진하는 수출 과정에서 외화가 새나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
■ 국내 기업과 형평성 논란 제기되고 ‘방산비리’ 수단으로 악용될 수도
셋째, 국내 중소·중견기업과의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수출 대상국이 원하는 무기체계를 구매하게 되면 국내 방위산업 육성을 위해 그 분야의 국산화 개발을 추진하던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의 사업 수주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즉 방산 수출하려다가 오히려 국내 방위산업을 저해시키는 결과를 낳아 정부 예산으로 추진하는 국산화 개발 사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마지막으로 ‘방산비리’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가장 우려된다. 과거 대다수 방산비리는 국내기업과는 무관하며 해외 무기체계 도입 과정에서 브로커의 부적절한 개입으로 발생했다. 대응구매를 방추위에서 심의·조정한다지만, 방추위는 정부위원 위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져 수출 실적에 더 관심을 두는 방향으로 운영될 수 있다. 게다가 합참의 소요 결정을 거치게 한다지만 이 역시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끼워 맞추기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방산 전문가들은 대응구매 성사 과정에 브로커의 개입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얘기한다. 송방원 우리방산연구회 회장은 “대응구매는 제도화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와 몇몇 전문가들은 “현재의 법령 내에서도 산업협력 등으로 방산 수출을 촉진할 수 있는데, 대응구매가 제도화되면 향후 수출 대상국들은 기본적으로 대응구매를 요구할 것이라서 예산 낭비뿐만 아니라 국내 방위산업을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수출 활성화와 국내 방위산업 육성 모두 충족할 정책적 보완 필요
따라서 앞서 언급한 우려 상황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소한으로 제한적인 적용 방안을 마련하는 묘수를 찾아내야 한다. 즉 대응구매를 수의계약으로 추진할 수는 있지만, 해당 군의 소요가 있어야 하고 작전요구성능(ROC)에 부합해야 한다는 등의 조건을 달거나, 국내 업체가 국산화 개발을 추진 중인 무기체계에는 적용할 수 없다는 예외 조항을 두는 것이다.
만일 이러한 우려에 대한 해법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현행대로 입법 예고를 거쳐 법령이 개정되면 설사 시행되더라도 추진 과정상 제도적 난관에 부딪혀 실제 대응구매가 추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방산 수출 활성화와 국내 방위산업 육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세부적인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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